이틀동안 비가 내렸다.
기온도 비교적 포근했던지라
특별한 일만 없다면
믹스커피 하나 타놓고
창가에서 하루종일 멍때리기 딱 좋은 날씨였다.
봄비인지 헷갈리는 겨울비가 이틀간 계속 내렸다.
요즘
너무 모니터만 들여다보면서 사는것 같아서
가끔은 전자제품을 모두 멀리하고
손끝으로 지면을 느끼면서
책을 좀 읽어보려고 하는데,
그게 쉽지 않다.
당장 핸드폰만 조금 떨어뜨려놓아도 불안하다.
최근들어 문득 깨달은건데,
언제부턴가 활자를 통해 뭔가를 습득하는게 꽤 어렵다.
집중하기가 힘들다.
끊임없이 마우스를 딸깍거리거나 휠을 돌려대면서,
혹은 커서를 눈으로 좇으며 타이핑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는데에
너무 길들여져버린게 아닌가 싶다.
하다못해
검지 손가락으로 화면을 죽죽 밀어 올리는
활동이라도 하면서 읽는게 더 눈에 잘 들어온다.
글쎄다...
너무나도 다아나믹하고 다양하게 정보를 습득하는
생태계가 이미 자리잡은 현재 대한민국에서,
새삼 기존의 정적이면서 차분한 학습방법을
고찰해본다는게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.
뭐 요즘은
딱 봐도 여든은 넘어보이는 어르신들이
귀에 이어폰을 꼽고 다니시는 광경을 종종 볼 수 있을 정도다.
내리는 비를 핑계로
전자제품을 모두 끄고
책을 좀 봤다.
처음엔 집중이 어려웠지만
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몰입할 수 있었다.
그렇게 한참 시간을 보내고
꽤 개운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.
어쨌든
가끔은 주변 소음을 모두 차단한 채
마음을 내려놓고
여유를 가져보는 시간은
확실히 필요한듯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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